[뉴스분석]작은 의자 앉은 김영철…18년 전과 딴판

2018-06-02 3



[리포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났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봉투에 담긴 '김정은 친서'를 전달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정치부 곽정아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두 사람 간 만남에서 단연 화제를 모은 건 의자였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백악관에서 공개한 사진입니다. 차 앵커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자가 좀 다른게 보이시나요?

네. 한 눈에 보기에도 모든 게 달라보입니다.

우선 크기가 아주 다르죠.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크고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고, 김영철 부위원장은 작은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18년 전 조명록 인민군 차수가 군복을 입고 당당한 모습으로 클린턴 대통령을 만날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당시에는 같은 크기의 의자에 앉았습니다.

질문1-1)의자 크기뿐만 아니라 태도에서도 차이가 나죠?

그렇습니다.

우선 김영철 부위원장,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습니다. 손윗사람을 만날 때처럼 공손한 모습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반면 조명록 인민군 차수는 왕별을 단 차수 군복을 입고, 편안히 기대 앉은 모습입니다.

이유가 궁금하실텐데요. 18년 전과 지금 모두 북미 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건 같지만 지금은 트럼프 특유의 협상력이 변수입니다.

최근에도 회담 취소를 언급한 적이 있었죠. 다시 말해 대북 제재 해제와 경제 지원 등을 이끌어내야 하는 북한으로선 저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 겁니다.

질문2)친서를 주고받는 장면도 공개됐는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됐던 친서와는 다르네요?

문 대통령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받았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는 파란색 서류 파일 형태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상징하는 금박의 엠블럼이 앞에 박혀 있었는데 이번 친서에도 흐릿하게 같은 엠블럼이 보입니다.

그런데 크기에서 차이가 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친서는 하얀색의 대형 봉투에 담겨 있었는데요.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다, 최고존엄의 편지를 구길 수 없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비밀경호국을 통해 봉투 속에 독극물 등 위험한 물질은 없는지 면밀히 검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3) 김영철 부위원장과 비교되는 북한 인사가 있다는데 누굽니까?

바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인데요. 어제 남북고위급 회담 내내 기세등등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우리 취재진에게까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리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
(회담 전) "아주 잘될게 분명하지. 기자 선생들은 잘 안되길 바라오?"
(회담 후) "점심식사도 못 한 사람에게 자꾸 뭘 그렇게 문의하냐"

회담장에서도 기선제압은 계속됐습니다.

회담 전체를 공개하자고 기습 제안하면서 기자 선생들이 다 있게 하자, 아니다 효율적으로 하자, 서로 왈가왈부 하다가 오늘은 양보하지만 다음에는 공개하자. 이렇게 됐는데요.

4.27 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위원장. 회담 상대와 장소 등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워싱턴과 판문점 회담에서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